2021 울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조소과 졸업 서문
지난 1년간 울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조소전공 학생들은 자신이 관찰한 세상에 대해 느끼고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예술적 시각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보냈습니다. 아낌없이 투자한 시간의 결과, 각자 어설펐던 주제는 점차 명증해졌고, 거칠었던 조형성은 독창적인 완성도로 바뀌었습니다. '작가'란 자신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을 주제화하고 독특한 생각들을 여러 방식을 동원해 드러내는 사람이라 지칭할 때, 그 과정을 습득하고 창의적 방법을 수행한 이들을 감히 작가라고 불러도 될 것입니다.
벽에 걸려있는 무겁게 축 쳐진 옷과 무기력하게 흘러내리는 방안의 가구들로 곧 세상과 대면해야 하는 한 청년의 무기력한 심상을 나타낸 장현희는 매스컴에서 떠들어 대는 이 시대 희망 없는 청년세대는 기성세대가 만들었다고 비판하는 듯합니다. 권세은은 연인이나 가족에 대한 사랑을 사각형의 프레임에 담아 사랑이란 이름으로 서로를 견고히 보듬고 있지만 억압하는 섬세한 감정의 관계항을 ‘하고픈 말, 해야 할 말’에서 표현해냅니다.
김준학은 전시장과 작품의 관계에 대한 개념적인 질문으로 작업을 시작하는데 작품을 걸기 위해 벽에 박아놓은 못이 움직이거나 작품을 비추는 조명이 돌아가고, 작품을 올려놓은 높은 좌대는 기둥인지 헛갈리게 합니다. 매일매일의 ‘practice’를 통해 자신의 어법으로 해석하고 탐구해나가는, 타협 없는 방식을 고집하는 최윤정은 ‘Organic Geometrician’에서 익숙한 일상의 오브제를 자신의 논리로 변형하는 방안을 모색합니다.
어른이 된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을 말이나 사건들을 연출한 작품 ‘little nightmare’에서 신혜철은 어린 시절 겪었을 법한 트라우마의 기억들을 애써 찾아내어 그간 불편했던 마음을 조금은 덜어내고자 합니다. 귀여운 곰돌이 인형을 샴쌍둥이로 만들고 몸통 구멍에 작은 인형들을 쑤셔 넣어 성적인 뉘앙스로 왜곡하거나, 청바지 안에 숨겨진 성기를 밖으로 꺼낸 ‘살’에서 박준혁은 인간들의 원초적인 성적 욕망을 외면화해내고 있습니다.
인간을 위해 기꺼이 희생당한 가축들의 뼈로 세운 고선영의 ‘콜로세움’은 수많은 생명들을 가벼이 여기는 자신을 포함한 우리들의 이기심을 연민을 가지고 돌아보게... 합니다. 문기영은 버려진 나무의자, 철 쓰레기 더미에서 찾은 일상사물을 변형하여 괴물이나 곤충 같은 형상을 만들었는데, 마치 환경에 잘 적응한 생명체처럼 우리 인간도 잘 드러나지 않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디오라마 형식으로 현재의 환경문제를 꼬집는 ‘오래된 오늘’이란 작업에서 이희섭은 지금 누리는 편리함이 결국 우리가 자연(흙)으로 돌아가고 나서도 여전히 불편한 오늘이 될것임을 비판합니다.
자신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그러나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주제들을 전시장에서 마주쳤을 때, 우리는 그 치열했던 노력과 생각들에 공감하고, 대상에 대한 독창적인 시각을 이해하고 더불어 세상을 사유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세상은 급변하더라도 인간이 느끼는 보편적인 것들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로 질문하고, 작품을 통해 자유로이 표현하는 힘을 갖춘 이들은 졸업 후 어느 곳에서도 ‘작가적인 마인드’로 삶을 개척해 내리라 믿습니다.
작가 김지현
UOU Sculpture?
세상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근하는 폭넓은 지식과 인공적으로 변해버린 삶의 환경, 자연환경의 급격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삶의 형태와 문명마저 변하고 있습니다. 첨단으로 발달한 손안의 테크놀러지 세상은 사람들에게 실상과 가상의 경계를 혼란스럽게 만듧니다. 역설적으로 손안의 가상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공간을 다루고, 입체적, 공간적 감각을 갖추고 개성과 예술성 있는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인재를 더 많이 요구한다. 21세기는 입체시대입니다.
울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조소전공의 교육목표는 전통적 기법과 더불어 급변하는 현대적 예술가치를 배우고 창의적인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하여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는 인재양성에 있습니다. 흙, 돌, 쇠, 나무 등 전통적 조소재료와 기법을 다루는 과목은 물론, 빛과 소리 등 비물질에 대한 연구, 컴퓨터와 디지털 아트, 환경 조형물 설치 제작방법, 무엇보다 자기표현을 통한 정체성 탐구와 예술에 대한 인문학적인 지식 등을 탐구하는 다양한 과목을 통해 현실과 미래사회 환경변화에 창의적인 모색으로 적극 대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 도 교 수
정 욱 장 교 수 님
김 지 현 교 수 님
손 몽 주 교 수 님
김 문 기 교 수 님